1. 20세기 음악의 출발 – 규칙이 흔들리던 시대
19세기가 끝나갈 무렵, 서양 음악은 거대한 전환점 앞에 서 있었습니다. 낭만주의가 오케스트라의 규모를 극한까지 키우고 화성의 복잡성을 끝없이 밀어붙인 끝에, 음악은 스스로의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조성 체계는 반음계적 화성의 확장으로 이미 흔들리고 있었고, 작곡가들은 저마다 다른 방향에서 그 이후를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20세기의 음악은 단일한 흐름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 시기는 음악사에서 유례없이 다양한 언어가 동시에 경쟁하고 공존했던 시대였습니다. 어떤 작곡가는 낭만주의의 과잉에 맞서 고전적 질서를 복원하려 했고, 어떤 이는 민족의 노래에서 새로운 리듬과 선율의 원천을 길어 올렸습니다. 또 어떤 이는 조성 자체를 해체하고 소리의 구조를 근본부터 다시 세우려 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중에서도 20세기 전반부를 이끈 두 가지 큰 흐름, 즉 신고전주의와 리듬·민족음악의 세계를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겉으로는 서로 다른 방향처럼 보이지만, 두 흐름 모두 낭만주의 이후 음악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언어를 찾으려 했다는 점에서 같은 시대의 산물이었습니다.
2. 신고전주의 – 고전의 형식으로 빚은 새로운 음악
시대적 배경과 미학적 전환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이 끝난 뒤, 유럽의 예술계는 전쟁 이전의 낭만주의적 감수성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습니다. 낭만주의 음악이 추구했던 거대한 감정의 분출, 자아의 표현, 교향적 팽창은 이제 많은 작곡가들에게 과잉과 소모로 느껴졌습니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등장한 것이 신고전주의(Neoclassicism)입니다.
신고전주의 음악은 바로크와 고전주의 시대의 형식 원리, 즉 명확한 구조, 균형 잡힌 악장 배치, 대위법적 짜임새를 의식적으로 되살렸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복고가 아니었습니다. 작곡가들은 과거의 형식을 현대적 화성 언어와 리듬 감각 위에 올려놓음으로써, 익숙한 틀 안에서 전혀 새로운 음향을 만들어냈습니다. 들으면 어딘가 낯익은 듯하지만, 동시에 20세기의 날카로움이 그 안에 살아 있는 것이 신고전주의 음악의 독특한 매력입니다.
프랑스의 라벨과 뿔랑, 독일의 힌데미트, 러시아 출신의 스트라빈스키와 프로코피예프가 각자의 방식으로 이 흐름을 이끌었습니다. 이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도, 각자의 국민적 기질과 개성이 뚜렷이 드러나는 작품들을 남겼습니다.
🎵 Stravinsky – 『Pulcinella Suite』 (스트라빈스키 – 『풀치넬라 모음곡』)
(지휘: François Leleux / 연주: Frankfurt Radio Symphony / YouTube hr-Sinfonieorchester – Frankfurt Radio Symphony 채널 제공)
18세기 작곡가 페르골레시의 음악을 소재로 한 발레 모음곡으로, 스트라빈스키의 신고전주의 전환을 상징하는 작품입니다. 바로크적 형식과 선율이 20세기적 화성 감각과 결합되어, 짧은 춤곡들이 앞뒤가 분명한 구조로 이어지며 악기들이 주고받는 대화가 또렷하게 들립니다.
🎵 Prokofiev – 『Symphony No. 1 "Classical"』 (프로코피예프 – 『교향곡 1번 "고전"』)
(지휘: Jaime Martín / 연주: Los Angeles Chamber Orchestra / YouTube Los Angeles Chamber Orchestra 채널 제공)
1917년에 작곡된 곡으로, 프로코피예프 스스로 "모차르트가 지금 태어났다면 이렇게 썼을 것"이라고 밝힌 작품입니다. 간결한 주제–전개–재현의 구조 안에서 음악이 질서 있게 펼쳐지며, 경쾌한 박자와 짧은 선율의 반복 덕분에 흐름이 선명하게 들립니다.
🎵 Ravel – 『Le Tombeau de Couperin』 IV. Rigaudon (라벨 – 『쿠프랭의 무덤』 4. 리고동)
(피아노: 손열음 / YouTube Romantic Scores 채널 제공)
제1차 세계대전 중에 작곡된 곡으로, 전쟁에서 잃은 친구들에게 바친 헌정 모음곡의 네 번째 곡입니다. 바로크 시대의 춤곡 형식을 따른 작품으로, 반복 악구와 균형 잡힌 구조 안에 가볍고 투명한 음색이 흐르며, 선율의 시작과 종지가 또렷하게 들립니다.
3. 신고전주의의 대표 작곡가 – 힌데미트와 뿔랑
🟣 파울 힌데미트 Paul Hindemith (1895~1963)
"음악은 건축이다 – 구조와 균형으로 소리를 설계한 작곡가"

국가: 독일
활동: 작곡가, 비올라 연주자, 음악이론가
주요 장르: 교향곡, 실내악, 오페라, 피아노 음악
특징: 신고전주의적 대위법, 기능화성의 확장, 교육적 실용성 중시
힌데미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의 하나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탁월한 비올라 연주자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청소년 시절 이미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했으며, 제1차 세계대전 참전 경험은 그에게 음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남겼습니다. 전쟁 이후 그는 낭만주의의 감정 과잉에서 벗어나, 음악이 보다 명확하고 기능적인 언어를 가져야 한다는 신념을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힌데미트의 음악적 언어는 흔히 '확장된 조성'으로 설명됩니다. 전통적인 장단조 체계를 완전히 버리지 않으면서도 불협화음을 적극적으로 수용했고, 특히 대위법적 짜임새에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여러 성부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면서도 전체적으로 견고한 구조를 이루는 그의 음악은 흔히 '바흐 이후의 대위법'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는 또한 음악이론서 『작곡의 기초(Unterweisung im Tonsatz)』를 저술하며 자신의 화성 체계를 체계적으로 정립하기도 했습니다.
나치 정권의 압박으로 독일을 떠나 미국으로 건너간 힌데미트는 예일 대학교에서 후학을 가르치며 교육자로서도 큰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그는 "음악은 연주될 수 있어야 하고, 사람들에게 닿아야 한다"는 실용주의적 신념 아래 아마추어 연주자를 위한 작품도 다수 남겼습니다. 그의 음악은 화려함보다 견고함을, 즉흥보다 설계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음악을 하나의 건축물로 바라보는 시각이 일관되게 반영되어 있습니다.
🎵 Hindemith – 『Symphonic Metamorphosis of Themes by Carl Maria von Weber』(힌데미트 – 『베버 주제에 의한 교향적 변용』)
(지휘: Leonard Slatkin / 연주: TMAF Orchestra / YouTube Taipei Music Academy & Festival 채널 제공)
19세기 독일 낭만주의 작곡가 베버의 주제들을 소재로 삼아 1943년에 완성한 작품입니다. 원곡의 선율을 충실히 가져오면서도, 리듬과 화성을 힌데미트 특유의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전혀 다른 음향 세계를 만들어냅니다. 각 악기 군이 주제를 주고받으며 변주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신고전주의적 대위법의 정수를 들을 수 있습니다.
🎵 Hindemith – 『Ludus Tonalis』 Fuga nona in B♭ (힌데미트 – 『루두스 토날리스』 9번 푸가 B♭장조)
(피아노: John McCabe / YouTube Universal Music Group 채널 제공)
1942년에 작곡된 『루두스 토날리스』는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을 의식한 작품으로, 12개의 푸가와 간주곡으로 이루어진 피아노 모음곡입니다. 그 중 9번 푸가는 주제가 변형되면서 반복되는 '주제 변용 푸가' 형식으로, 하나의 선율이 리듬과 형태를 달리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대위법적 짜임새 속에서도 음악의 흐름이 자연스럽고 명쾌하게 들리는 것이 힌데미트 특유의 매력입니다.
🟣 프랑시스 뿔랑 Francis Poulenc (1899~1963)
"파리의 감성과 유머를 선율에 담은 작곡가"

국가: 프랑스
활동: 작곡가, 피아니스트
주요 장르: 실내악, 피아노 음악, 성악곡, 오페라
특징: 명쾌한 선율, 프랑스적 유머와 서정성, 신고전주의와 신선한 감각의 결합
뿔랑은 파리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음악적 자극이 풍부한 환경에서 성장했습니다. 열여섯 살에 스페인 피아니스트 리카르도 비녜스에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이 시기 사티와 드뷔시의 음악을 접하며 음악에 대한 눈을 넓혔습니다. 스무 살 무렵에는 다리우스 미요, 아르튀르 오네게르 등과 함께 '프랑스 6인조(Les Six)'를 결성하며 본격적인 작곡가로서의 행보를 시작합니다. 이 모임은 바그너의 무거운 음악과 드뷔시의 인상주의 모두에 반대하고, 간결하고 명확하며 도시적인 감성의 음악을 지향했습니다.
뿔랑의 음악은 프랑스 음악의 전통적 미덕인 명확한 선율, 절제된 감정, 세련된 유머를 바탕으로 합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때로 예상치 못한 슬픔이 스며들기도 하고, 종교적 경건함이 뜻밖의 깊이를 드러내기도 합니다. 비평가들은 종종 그의 음악을 '웃음 뒤에 눈물이 있는 음악'이라고 표현하며, 그 양면성이야말로 뿔랑 음악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그는 특히 가곡과 실내악 분야에서 뛰어난 작품을 많이 남겼으며, 시인 폴 엘뤼아르, 기욤 아폴리네르의 시에 붙인 연가곡들은 20세기 프랑스 성악 문학의 빛나는 성취로 평가받습니다.
만년에는 종교 음악에 깊이 몰두하여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 『글로리아』 같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가볍고 유쾌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삶과 죽음, 신앙과 회의를 함께 끌어안은 진지한 내면이 담겨 있습니다. 프랑스 음악의 정수를 담으면서도 끊임없이 자신만의 목소리를 잃지 않았던 뿔랑은, 20세기 전반 유럽 음악의 풍경 속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합니다.
🎵 Poulenc – 『Concerto for Two Pianos and Orchestra in D minor』 (뿔랑 – 『두 대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D단조』)
(피아노: Lucas & Arthur Jussen / 지휘: Alain Altinoglu / 연주: Frankfurt Radio Symphony / YouTube hr-Sinfonieorchester – Frankfurt Radio Symphony 채널 제공)
1932년 베네치아에서 초연된 이 협주곡은 인도네시아의 가믈란 음악과 모차르트의 협주곡 양식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작품입니다. 두 대의 피아노가 오케스트라와 번갈아 주제를 주고받는 대화는 명쾌하고 리듬감이 넘치며, 뚜렷한 박자와 선명한 구분 덕분에 음악의 흐름이 명확하게 들립니다.
🎵 Poulenc – 『Nocturne No. 8 in C minor』 (뿔랑 – 『녹턴 8번 c단조』)
(피아노: Ichiro Kaneko / YouTube Ichiro Kaneko 채널 제공)
1938년에 작곡된 여덟 번째 녹턴은 뿔랑의 피아노 소품 중에서도 가장 깊은 내면을 드러내는 작품으로 꼽힙니다. 표면적으로는 단순하고 조용하게 흐르지만, 그 안에는 뿔랑 특유의 쓸쓸함과 서정성이 짙게 배어 있습니다. 화려한 협주곡과는 전혀 다른 얼굴로, 뿔랑 음악의 또 다른 결을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4. 리듬이 깨어난 음악 – 원초적 에너지의 발견
원초적 에너지와 민족의 노래
신고전주의가 형식의 복원을 통해 낭만주의의 과잉에 응답했다면, 또 다른 방향의 음악은 리듬과 민족적 소재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습니다. 이 흐름의 중심에는 두 인물이 있었습니다. 러시아 출신으로 파리를 무대로 활동한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그리고 헝가리의 민속음악 연구에 평생을 바친 벨라 바르톡입니다.
두 사람은 출발점도, 음악 언어도 달랐습니다. 스트라빈스키가 러시아 민속의 에너지를 발레라는 시각적 무대 위에서 폭발시켰다면, 바르톡은 동유럽과 북아프리카의 민속음악을 실증적으로 채보하고 분석하면서 그 음향적 정수를 자신의 작곡 언어로 흡수했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서유럽의 조성 전통 바깥에서 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이 시대의 음악을 넓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 Kodály – 『Dances of Galánta』 (코다이 – 『갈란타 춤곡』)
(지휘: Jukka-Pekka Saraste / 연주: WDR Sinfonieorchester / YouTube ARD Klassik 채널 제공)
1933년 부다페스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창립 80주년을 위해 작곡된 이 작품은, 코다이가 어린 시절을 보낸 슬로바키아의 소도시 갈란타에서 채보한 집시 음악을 바탕으로 합니다. 느린 도입부에서 시작해 점점 빠르고 격렬해지는 구조 속에서, 동유럽 민속음악 특유의 불규칙한 리듬과 화려한 선율이 오케스트라 전체를 통해 생동감 있게 펼쳐집니다.
🎵 Vaughan Williams – 『Fantasia on a Theme by Thomas Tallis』 (본 윌리엄스 – 『토머스 탈리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
(지휘: John Wilson / 연주: Philharmonia Orchestra / YouTube Philharmonia Orchestra 채널 제공)
16세기 영국 작곡가 탈리스의 선율을 바탕으로 1910년에 작곡된 이 작품은, 현악기만으로 구성된 독특한 편성 위에서 영국 민속음악의 서정적 뿌리를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두 개의 현악 오케스트라와 현악 사중주가 공간을 나누어 대화하듯 음향을 주고받으며, 고풍스러우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가 곡 전반에 흐릅니다.
🎵 Carl Orff – 『Carmina Burana』 (칼 오르프 – 『카르미나 부라나』)
(지휘: 윤의중 / 연주: 인천시립합창단 외 / YouTube 합창 지휘자 윤의중의 의중 채널 제공)
13세기 중세 라틴어 시집을 텍스트로 삼아 1937년에 완성된 이 작품은, 강렬한 타악기와 합창이 만들어내는 원초적 리듬으로 단번에 청중을 압도합니다. 운명의 수레바퀴를 노래하는 첫 합창 〈오 포르투나〉는 오늘날 가장 널리 알려진 클래식 음악 중 하나로, 민속적 에너지와 현대적 음향이 결합된 이 흐름의 정수를 들려줍니다.
5. 리듬과 민족음악의 대표 작곡가 – 스트라빈스키와 바르톡
🟣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Igor Stravinsky (1882~1971)
"발레의 무대 위에서 20세기 음악의 문을 연 작곡가"

국가: 러시아 (이후 프랑스, 미국 귀화)
활동: 작곡가, 지휘자
주요 장르: 발레 음악, 교향곡, 실내악, 종교 음악
특징: 리듬적 혁신, 러시아 민속의 재해석, 신고전주의로의 전환, 후기 12음 기법 수용
스트라빈스키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에서 태어나 처음에는 법학을 공부했지만, 림스키코르사코프의 문하에 들어가면서 작곡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러시아 발레단의 주재자 세르게이 디아길레프의 눈에 띈 그는 1910년 『불새』로 파리 무대에서 일약 주목받는 작곡가가 되었고, 이후 『페트루슈카』(1911)와 『봄의 제전』(1913)을 연달아 발표하며 20세기 초 음악계의 가장 충격적인 목소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 세 작품, 특히 『봄의 제전』은 서양 음악의 패러다임을 바꾼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1913년 파리 초연 당시 관객들이 야유와 환호로 갈라졌던 일은 음악사에서 가장 유명한 스캔들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불협화음으로 쌓인 화성, 박자가 마디마다 바뀌는 변박, 타악기 중심의 원초적 리듬은 당시 청중이 경험해본 적 없는 음향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충격은 곧 열광으로 바뀌었고, 『봄의 제전』은 20세기 음악의 기점을 나타내는 작품으로 음악사에 확고히 자리 잡았습니다.
이후 스트라빈스키는 신고전주의로 방향을 전환하여 바로크와 고전주의의 형식을 자신의 언어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이어갔으며, 말년에는 베베른의 영향을 받아 12음 기법까지 수용하는 놀라운 유연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한 작곡가 안에서 이렇게 다양한 양식적 변화가 일어난 사례는 음악사에서 거의 유례가 없습니다. 스트라빈스키는 단순히 한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가 아니라, 20세기 음악 전체를 관통한 인물이었습니다.
🎵 Stravinsky – 『The Firebird』 (스트라빈스키 – 『불새』)
(지휘: Susanna Mälkki / 연주: Frankfurt Radio Symphony / YouTube hr-Sinfonieorchester – Frankfurt Radio Symphony 채널 제공)
러시아 민속 설화를 바탕으로 한 발레음악으로, 스트라빈스키가 파리 음악계에 처음 이름을 알린 작품입니다. 림스키코르사코프 문하에서 익힌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과 러시아 민속 선율이 결합되어 있으며, 긴장과 환상이 번갈아 나타나다 마지막 장엄한 피날레로 향하는 구조가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 Stravinsky – 『The Rite of Spring』 (스트라빈스키 – 『봄의 제전』)
(지휘: Gustavo Dudamel / 연주: Los Angeles Philharmonic / YouTube LA Phil 채널 제공)
봄의 제의를 소재로 한 발레음악으로, 20세기 음악의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입니다. 변박과 불협화 화성, 강렬한 타악기 사용은 당시 음악 언어의 경계를 근본적으로 흔들었습니다. 거칠지만 생명력이 넘치는 소리 속에서 대지의 원초적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 Stravinsky – 『Petrushka』 (스트라빈스키 – 『페트루슈카』)
(지휘: Andris Nelsons / 연주: Royal Concertgebouw Orchestra / YouTube AVROTROS Klassiek 채널 제공)
인형이 살아 움직이는 이야기를 그린 발레음악입니다. 여러 악기가 대화하듯 리듬을 주고받으며 장면이 빠르게 전환되고, 슬픔과 해학이 공존하는 독특한 정서가 곡 전반에 흐릅니다. 『불새』, 『봄의 제전』과 함께 스트라빈스키의 러시아 발레 3부작을 이루는 작품입니다.
🟣 벨라 바르톡 Béla Bartók (1881~1945)
"민속음악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현대 음악의 언어"

국가: 헝가리
활동: 작곡가, 피아니스트, 민속음악학자
주요 장르: 현악 사중주, 피아노 음악, 관현악곡, 오페라
특징: 민속음악의 학술적 채보와 작곡적 통합, 불협화 음향과 강렬한 리듬, 동유럽적 음악 언어
바르톡은 현재 루마니아 영토에 속하는 너지선트미클로시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습니다. 부다페스트 음악원에서 작곡과 피아노를 공부한 뒤, 그는 1905년부터 헝가리와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이후에는 터키와 북아프리카까지 직접 현지를 찾아다니며 농민들의 노래를 축음기로 녹음하고 정밀하게 채보했습니다. 그가 평생 수집한 민요와 민속 기악곡의 수는 수만 곡에 달하며, 이 작업은 민속음악학의 역사에서도 중요한 성취로 평가받습니다.
바르톡에게 민속음악의 채보는 단순한 학술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민속음악에서 서유럽 음악 전통에는 없는 음계 구조, 박자 패턴, 선율의 운동 방식을 발견했고, 이를 자신의 작곡 언어로 흡수하면서 완전히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그의 음악에서 들을 수 있는 날카로운 불협화음, 비대칭적 리듬, 타악기적 피아노 주법은 민속음악의 원초적 에너지가 20세기 음악 언어와 결합한 결과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파시즘에 반대했던 바르톡은 1940년 미국으로 망명했지만, 타국에서의 생활은 경제적으로도 건강 면에서도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말년에 『현악 4중주 6번』,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같은 걸작을 남겼습니다. 1945년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음악은 동유럽의 토양에서 자라난 완전히 새로운 현대 음악의 언어로 오늘날까지 살아 있습니다.
🎵 Bartók – 『Romanian Folk Dances』 (바르톡 – 『루마니아 민속 무곡』)
(지휘 및 연주: Terje Tønnensen / 연주: Norwegian Chamber Orchestra / YouTube Norwegian Chamber Orchestra 채널 제공)
루마니아 마을에서 직접 채보한 민속 춤곡들을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여섯 개의 짧은 춤곡이 이어지는 구성으로, 각기 다른 박자와 선율 패턴이 동유럽 민속음악의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줍니다. 원초적이면서도 세련된 이 곡은 바르톡의 민속음악 통합 방식을 가장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 Bartók – 『Music for Strings, Percussion and Celesta』 (바르톡 – 『현악기, 타악기와 첼레스타를 위한 음악』)
(지휘: Andrés Orozco-Estrada / 연주: Frankfurt Radio Symphony / YouTube hr-Sinfonieorchester – Frankfurt Radio Symphony 채널 제공)
1936년 바젤 실내 오케스트라 창립 10주년을 위해 작곡된 이 작품은 바르톡의 음악적 성숙기를 대표하는 걸작입니다. 현악기군과 타악기·첼레스타군이 좌우로 나뉘어 배치되는 독특한 편성 위에서, 푸가 형식의 1악장부터 민속 리듬이 폭발하는 3악장까지 다양한 음악적 세계가 펼쳐집니다. 첼레스타의 맑고 투명한 음색이 현악기의 신비로운 선율과 어우러지는 2악장의 야상곡적 분위기도 특히 인상적입니다.
🎵 Bartók – 『For Children』 (바르톡 – 『어린이를 위한 앨범』)
(피아노: András Schiff / YouTube Explore The Score — Klavier-Festival Ruhr 채널 제공)
어린 피아노 학습자를 위해 쓴 소품집이지만, 그 안에 담긴 민속 선율의 다양성과 리듬 언어의 정교함은 바르톡 음악 세계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민요를 바탕으로 한 짧은 곡들을 통해, 민속음악이 어떻게 예술 음악의 어법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지를 가장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6. 상편을 마치며 – 두 갈래 길이 열어놓은 세계
신고전주의와 리듬·민족음악의 흐름은 겉보기에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힌데미트와 뿔랑이 유럽의 오래된 형식과 선율 언어를 새롭게 연마했다면, 스트라빈스키와 바르톡은 그 바깥에 있던 원초적 에너지와 민속의 뿌리에서 음악의 새로운 원천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두 흐름 모두 낭만주의 이후 음악이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라는 동일한 물음에 답하려는 시도였습니다.
하편에서는 이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 작곡가들을 만납니다. 조성 자체를 해체하고 열두 개의 음 위에 새로운 질서를 세우려 했던 쇤베르크와 베베른, 소리의 경계를 우주 끝까지 밀어붙인 케이지와 슈톡하우젠, 그리고 전쟁과 억압의 시대 속에서도 인간의 목소리를 잃지 않았던 쇼스타코비치와 코플런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 함께 보면 좋은 글
서양 음악사 ⑧ 후기 낭만주의 시대(1860~1910년대) 상편 | 오케스트라의 확장과 음향적 완결
서양 음악사 ⑧ 후기 낭만주의 시대(1870~1910년대) 하편 | 작곡가로 읽는 후기 낭만주의 1부
서양 음악사 ⑧ 후기 낭만주의 시대 (1870~1910년대) 하편 | 작곡가로 읽는 후기 낭만주의 2, 3부
서양 음악사 ⑨ 인상주의 시대 (1870~1920년) | 빛과 색채로 그린 새로운 음악
서양 음악사 ⑨ 인상주의 시대 (1870~1920년) | 빛과 색채로 그린 새로운 음악
1. 인상주의 음악의 탄생 – 새로운 감각의 등장19세기 말 프랑스에서 음악은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전 시대의 음악이 명확한 형식과 강한 감정 표현을 중심으로 발전했다면,
sorinamu.kr
'음악, 시대를 걷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서양 음악사 ⑨ 인상주의 시대 (1870~1920년) | 빛과 색채로 그린 새로운 음악 (0) | 2026.03.10 |
|---|---|
| 서양 음악사 ⑧ 후기 낭만주의 시대 (1870~1910년대) 하편 | 작곡가로 읽는 후기 낭만주의 2, 3부 (1) | 2026.02.26 |
| 서양 음악사 ⑧ 후기 낭만주의 시대(1870~1910년대) 하편 | 작곡가로 읽는 후기 낭만주의 1부 (1) | 2025.12.27 |
| 서양음악사 ⑧ 후기 낭만주의 시대(1860~1910년대) 상편 | 오케스트라의 확장과 음향적 완결 (1) | 2025.12.02 |
| 서양 음악사 ⑦ 중기 낭만주의 시대 (1850~1870년대) | 개인의 감정에서 사회와 민족의 이야기로 (2) | 2025.11.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