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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시대를 걷다

서양 음악사 ⑦ 중기 낭만주의 시대 (1850~1870년대) | 개인의 감정에서 사회와 민족의 이야기로

by sorinamu 2025.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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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낭만주의는 음악이 개인의 감정을 넘어서, 더 넓은 세계의 분위기와 풍경을 담아내기 시작한 시기입니다. 사람들이 다른 지역을 여행하고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작곡가들은 그곳에서 받은 인상과 주변의 자연을 음악 속에 자연스럽게 넣었습니다. 한 곡이 하나의 장면이나 느낌을 떠올리게 하는 흐름이 이때 뚜렷하게 자리 잡았습니다.

오케스트라는 전기보다 안정된 편성을 이루었고, 작곡가들은 다양한 악기의 음색을 세밀하게 조합해 자신이 바라본 풍경과 생각을 표현했습니다. 교향곡과 협주곡은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소재와 분위기가 훨씬 다채로워지며 서정적인 면과 이야기적 성격이 함께 드러났습니다.

이 글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바탕으로, 중기 낭만주의가 어떤 표현 방식을 만들어냈는지 살펴보고, 이 시기의 작곡가들이 음악을 통해 어떤 세계를 보여주었는지 정리합니다.



 

1. 시대적 배경과 변화

(1) 확장된 무대와 변화하는 청중

중기 낭만주의는 전기 낭만주의가 보여준 개인적 정서가 더 넓은 무대로 옮겨간 시기입니다. 산업혁명으로 도시가 성장하면서 연주회장이 크게 늘었고, 음악을 듣는 계층도 다양해졌습니다. 작곡가들은 특정 집단을 위한 음악에서 벗어나,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는 작품을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변화는 표현의 범위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전기 낭만주의가 한 개인의 마음을 가까이 비추었다면, 중기 낭만주의는 시대의 분위기와 사회적 감정을 함께 담아내는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음악은 개인의 경험을 넘어 여러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품게 되었고, 작곡가들은 그 안에서 새로운 표현 방식을 찾았습니다.

(2) 악기 제작 기술의 발전과 음색 변화

이 시기는 악기 제작 기술이 빠르게 정비되면서 오케스트라의 음색이 안정된 시기이기도 합니다. 목관악기는 키 시스템이 정교해져 음정이 안정되었고, 금관악기는 밸브 기술이 실용화되며 더 부드러운 연결과 다양한 조성 이동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작곡가들에게 더 넓은 음색 선택지를 제공했습니다. 악기의 반응이 이전보다 또렷해지자, 작곡가들은 표현하고자 하는 장면이나 정서에 맞추어 악기를 더 세심하게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기반은 후기 낭만주의의 큰 편성과 풍부한 울림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3) 민족적 정체성의 대두와 지역적 색채의 확장

중기 낭만주의에는 유럽 곳곳에서 각 지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졌습니다. 정치적 갈등과 독립을 향한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작곡가들은 자신이 자란 환경과 고향의 정서를 음악 속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이 흐름은 곡의 분위기나 선율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민요 선율을 인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각 지역이 지닌 풍경과 역사적 경험을 음악에 담으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졌습니다. 스메타나처럼 특정 장소나 사건을 작품의 중심에 두려는 시도가 이 시기에 자리 잡았으며, 이는 후기 낭만주의에서 본격적으로 발전하는 국민악파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2. 중기 낭만주의의 음악 어법

(1) 조성과 화성 — 색채와 긴장을 이용한 감정의 확장

중기 낭만주의의 화성은 전기보다 훨씬 대담해졌습니다. 조성은 유지되지만, 감정을 위해 잠시 흔들리거나 흐릿해지는 순간이 자주 등장합니다.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전주는 이 변화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시작 부분의 유명한 ‘트리스탄 화음’은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긴장을 만들고, 그 긴장은 곡 전체를 감싸며 새로운 감정의 공간을 엽니다.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도입부에 나오는 트리스탄 화음.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도입부에 나오는 '트리스탄 화음' - 긴장을 만든 후 해결되지 않은 채로 진행한다.


또한 베를리오즈는 화음을 자연 풍경이나 장면을 그리는 색채처럼 사용했습니다. 『환상 교향곡』 3악장에서 들판의 고요함은 장조와 단조가 섞이듯 흐르는 화음으로 표현되어, 음악이 단순한 구조를 넘어 하나의 분위기를 그리게 됩니다. 이런 방식은 이후 후기 낭만주의의 화성 실험을 예고하는 중요한 변화였습니다.

(2) 선율과 리듬 — 한 인간의 감정을 넘어, 장면의 흐름으로 확장

중기 낭만주의에서 선율은 개인의 정서를 넘어서 장면 전체를 움직이는 흐름이 되었습니다. 리스트의 교향시 『전주곡』에서는 하나의 선율이 전투, 평온, 환희 같은 서로 다른 장면을 지나며 여러 모습으로 변합니다. 이 과정에서 리듬도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늘어나거나 조여지며, 시간의 흐름을 음악 안에서 연출합니다.

오페라에서도 이 변화는 뚜렷합니다.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2막에서는 대화를 닮은 선율이 감정에 따라 미세하게 흔들리고, 반대로 긴장되는 순간에는 리듬이 촘촘해지며 드라마를 밀어붙입니다. 이렇게 선율과 리듬은 연주의 해석을 넘어 장면을 전개하는 힘으로 사용되었습니다.

(3) 형식과 구조 — 감정과 이야기로 재구성된 음악

전기 낭만주의에서 형식은 작곡가의 감정에 따라 유연해졌다지만, 중기 낭만주의에 오면 형식 자체가 ‘이야기’나 ‘장면’을 따라 새롭게 만들어졌습니다.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은 다섯 악장이 하나의 서사를 이루며, 각 악장은 장면의 성격에 따라 길이와 구조가 달라집니다. 전통적인 교향곡처럼 주제를 제시하고 발전시키는 방식이 아니라이야기의 전개가 곡의 구조를 결정합니다.

한편 브람스는 형식을 완전히 버리기보다, 고전적 틀 안에서 감정을 밀도 있게 쌓아 올렸습니다. 『교향곡 3번』 3악장은 단순한 ABA 형식이지만, 선율의 흐름과 화성의 미묘한 변화로 고요한 슬픔을 만들어내며, 형식과 감정이 조화를 이루는 다른 길을 보여줍니다.

이 시기 작곡가들에게 형식은 고정된 규칙이 아니라 곡이 말하려는 감정과 이야기의 형태에 따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과정이었습니다.



 

3. 중기 낭만주의의 주요 음악 장르

(1) 교향시 – 이야기를 그려주는 음악

교향시는 말 그대로 하나의 ‘시(詩)’ 같은 교향곡입니다. 글이나 그림처럼 한 장면이나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내는 방식으로, 기존 교향곡이 지키던 네 악장 구조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게 전개됩니다. 리스트는 교향시라는 형식을 처음으로 정립한 작곡가이며, 그의 『전주곡』은 삶의 다양한 정서가 음악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변주되는 작품입니다.

🎵 Liszt – 『Les Préludes, S.97』 (리스트 – 『전주곡』)

(지휘: Christian Thielemann / 연주: Berliner Philharmoniker / 유튜브 Berliner Philharmoniker 채널 제공)
→ 음악이 조용히 시작해 점차 힘을 얻으며 커집니다. 밝음과 어두움이 번갈아 나타나며, 인생의 여러 장면이 흐르듯 전개됩니다.

(2) 오페라 – 무대 위의 드라마

중기 낭만주의의 오페라는 이전보다 규모와 표현 범위가 크게 확장되었습니다. 베르디는 인간 감정의 진폭을 섬세하게 다루며 현실적인 드라마를 발전시켰고, 바그너는 신화적 세계관과 음악을 결합해 악극(Gesamtkunstwerk)이라는 새로운 형태를 세웠습니다. 오케스트라의 비중이 커지면서 무대 장면과 음악의 결합은 더욱 정교해졌습니다.

🎵 Verdi – 『La Traviata: Brindisi』 (베르디 –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

(소프라노: Diana Damrau / 테너: Juan Diego Flórez / 합창: the Met Chorus sing the Act / 유튜브 Metropolitan Opera 채널 제공)
→ 가볍고 경쾌한 리듬이 파티의 활기를 또렷하게 전달합니다. 두 성악가의 생동감 있는 호흡도 분위기를 더욱 밝게 만듭니다.

🎵 Verdi – 『Aida: Triumphal March』 (베르디 – 『아이다』 중 ‘개선행진곡’)

(지휘: 다니엘 오렌 / 연주: 아레나 디 베로나 오케스트라 / 합창: 아레나 디 베로나 합창단 / 발레: 아레나 디 베로나 발레단 / 유튜브 오페라 감상방 채널 제공)
→ 강한 금관과 꾸준한 행진 리듬이 웅장한 볼거리를 만들어냅니다. 퍼레이드의 무게감과 화려함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 Wagner – 『Die Walküre: Ride of the Valkyries』 (바그너 – 『발퀴레』 중 ‘발퀴레의 기행’)

(소프라노 Christine Goerke / 테너 Stuart Skelton / 소프라노 Eva-Maria Westbroek / 베이스바리톤 Greer Grimsley / 지휘: Philippe Jordan / 연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 / 유튜브 FAMAHongKong 채널 제공)
→ 반복되는 힘찬 선율이 하늘을 가로지르는 전사들의 이미지를 명확히 떠올리게 합니다. 금관과 현악이 밀어붙이는 에너지가 장면의 긴장을 높입니다.

(3) 프로그램 교향곡 – 이야기가 담긴 교향곡

프로그램 교향곡은 명확한 내용·장면을 전제로 만들어진 교향곡입니다. 각 악장이 특정 장면을 묘사하며 전개되기 때문에, 구조보다는 줄거리의 흐름이 음악을 이끄는 핵심이 됩니다.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은 사랑·꿈·광기·환영이 이어지는 서사를 음악으로 구성한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 Berlioz – 『Symphonie fantastique, Op.14, “Songe d’une nuit du sabbat”』 (베를리오즈 – 『환상 교향곡, “마녀들의 축제일 밤의 꿈”』)

(지휘: 임헌정 / 연주: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YouTube 예술의전당 Concert 채널 제공)
→ 무도회의 화려함에서 마녀들의 무시무시한 축제로 이어지는 장면 전개가 극적으로 그려집니다. 강렬한 타악기와 불안한 선율이 이야기의 흐름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4) 민족주의 음악 – 고향의 소리

이 시기에는 각 지역의 역사, 전통, 신화, 민요적 요소를 음악에 담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습니다. 스메타나는 고향의 풍경과 전설을 음악적 이미지로 옮겨, 민족적 정체성을 음악 안에서 구체적으로 형상화한 작곡가입니다. 『몰다우』는 작은 샘물에서 시작되는 강의 여정을 음악적으로 그린 대표작입니다.

🎵 Smetana – 『Má vlast: No.2. Vltava (River Moldau)』 (스메타나 – 『나의 조국』 중 ‘몰다우’)

(지휘: Daniel Barenboim / 연주: Wiener Philharmoniker / 유튜브 klasikasik 채널 제공)
→ 작은 샘물이 흐르기 시작해 넓은 강으로 자라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펼쳐집니다. 숲, 마을, 축제의 장면이 선율에 따라 순서대로 떠오릅니다.


 

4. 중기 낭만주의의 오케스트라 – 더 넓어진 편성과 깊어진 음색

중기 낭만주의에 들어서면서 오케스트라는 전기 낭만주의보다 훨씬 큰 규모로 확장되었습니다.
현악기의 수가 늘어나 음량이 커졌고, 목관은 3대 편성이 기본이 되었으며, 금관의 저음에서는 튜바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악기의 수가 늘어난 만큼, 작곡가들은 악기군을 세밀하게 배치해 장면·감정·공간의 분위기를 더욱 정교하게 표현했습니다.

(1) 편성의 확장 – 오케스트라의 몸집이 커지다

전기 낭만주의에서 발전한 악기들이 중기 낭만주의에서는 표준 편성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낭만주의 오케스트라 배치도

 

◈ 현악기: 바이올린·비올라·첼로·더블베이스의 수가 크게 증가하여, 한층 두꺼운 음향을 형성했습니다.

 

목관악기: 플루트·오보에·클라리넷·바순이 각각 보통 3대씩 배치되어, 밝음·부드러움·온기·저음이 모두 균형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금관악기: 밸브 기술의 안정화로 트럼펫·호른·트롬본이 더욱 유연한 선율을 연주할 수 있었고, 튜바(Tuba)가 정착하며 강한 저음을 책임지게 되었습니다.

 

📑 이미지 출처: 바 (Tuba) – 1855년경 독일 베를린(Berlin, Germany)에서 C. W. 모리츠(C. W. Moritz)가 제작. 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소장 (Object No. 2014.18)

타악기: 팀파니 중심의 편성에서 벗어나, 심벌즈·트라이앵글·탐탐 같은 금속 타악기의 사용이 일상화되었습니다.

 

편성의 규모가 커지면서, 음악의 공간감과 다이내믹 폭도 이전보다 훨씬 넓어졌습니다.

(2) 음색 조합의 발전 – 악기의 역할이 정교해지다

중기 낭만주의의 핵심 변화는 “악기 하나가 아니라, 음색 조합 전체가 장면을 결정한다”는 점입니다.
작곡가들은 특정 악기 한 대로 인물을 설명하기보다, 여러 악기의 배치를 통해 감정·상징·공간의 무드를 설계했습니다.

 

◈ 바그너의 방식 ◈

바그너는 ‘레이트모티프(Leitmotiv)’—인물·장소·개념을 떠올리게 하는 짧은 선율 단위—를 다양한 음색 조합과 결합해 발전시켰습니다. 그는 특정 인물을 하나의 악기로 표현하는 대신, 그 인물이 지닌 분위기와 정서를 ‘여러 악기의 음색 층위’로 구성해 드러냈습니다.

▶ 강한 힘·전사적 분위기

호른·트럼펫·트롬본의 금관 + 현악기의 밀도 높은 리듬

운명·어둠·저주

바순·콘트라바순 같은 저음 목관 + 금관의 긴장된 화음 + 느린 팀파니

인간적·서정적 장면

오보에·클라리넷의 온화한 음색 + 부드러운 현악기 배경

이처럼 하나의 악기가 ‘캐릭터’를 맡는 것이 아니라, 음색 조합이 장면의 정서를 결정하는 방식이었습니다.

 

◈ 베르디의 방식◈

베르디도 장면의 감정 구조를 악기의 배치로 형성했습니다.

비극적·내면적 장면

첼로·비올라의 저음 + 잉글리시 호른의 절제된 선율

군중·정치적 장면

트럼펫·트롬본의 밝은 금관 + 금속 타악기의 힘

음색 자체가 드라마의 방향을 예고하는 장치로 기능했습니다.

 

◈ 스메타나의 방식◈

스메타나는 풍경·강·자연 같은 주제를 음색으로 그리는 방식을 발전시켰습니다.

밝은 풍경

플루트·클라리넷의 가벼운 색채

흐르는 강

현악기 트레몰로 + 목관의 물결 선율

이러한 색채 조합은 민족적 정서를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3) 타악기의 확대된 역할 – 극적 순간을 만드는 소리

중기 낭만주의에서는 타악기가 단순한 리듬 악기를 넘어 장면을 전환하고 감정의 정점을 강조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탐탐: 어둠, 재난, 충격 같은 순간의 긴장
심벌즈: 극적인 장면의 폭발감

트라이앵글: 빛나는 질감, 경쾌함

이 악기들은 특히 바그너와 차이콥스키의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전체 음향의 성격을 좌우했습니다.

(4) 건반악기 – 오케스트라 안에서의 비중 증가

하프와 오르간의 역할도 점차 확대되었습니다.

하프는 더블 액션 페달의 정착으로 어떤 조성에서도 쉽게 연주할 수 있게 되며, 중기 낭만주의 오케스트라에서 자주 등장하는 악기가 되었습니다.

오르간은 종교적·장엄한 장면에서 공간의 깊이를 만드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건반악기는 오케스트라의 색채를 확장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고, 후기 낭만주의에서는 더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며 무대 중심에 서게 됩니다.





5. 중기 낭만주의 시대 작곡가와 작품 감상

👤 프란츠 리스트 (Franz Liszt, 1811–1886)

“교향시의 창시자이자, 낭만주의 피아노를 혁신한 인물”

프란츠 리스트 (Franz Liszt, 1811–1886)


국가: 헝가리
활동: 피아니스트, 작곡가, 지휘자
주요 장르: 피아노곡, 교향시, 오케스트라 작품

리스트는 헝가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탁월한 피아노 재능을 보였습니다. 유럽 전역을 돌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피아노의 슈퍼스타’라는 명성을 누렸습니다. 연주자로서의 성공 이후에는 창작과 교육에 헌신하며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이어갔습니다.

그가 만든 교향시(Symphonic Poem) 는 문학·신화·철학적 내용을 음악으로 표현한 새로운 장르였고, 피아노곡들은 눈부신 기교와 세밀한 감정 표현으로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젊은 음악가들을 적극 후원하며 음악 발전에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 Liszt – 『La Campanella』 (리스트 – 라 캄파넬라)

(피아노: 조성진 / YouTube classic love 채널 제공)
→ 맑게 울리는 작은 종소리 모티브가 섬세하게 변주되며, 화려한 기교 속에서도 긴장감과 섬세함이 균형을 이룹니다.

🎵 Liszt – 『Liebesträume No.3』 (리스트 – 사랑의 꿈 3번)

(피아노: 임윤찬 / YouTube Yunchan Lim 채널 제공)
→ 노래하듯 이어지는 선율이 서정적이며, 한 사람이 떠올리는 사랑의 기억을 차분하게 담아냅니다.

🎵 Liszt – 『Hungarian Rhapsody No.2』 (리스트 – 헝가리 랩소디 2번)

(피아노: Valentina Lisitsa / YouTube von Aichberger & Roenneke Neue Medien GmbH 채널 제공)
→ 느린 도입에서 빠르게 전환되는 구조가 특징이며, 헝가리 특유의 리듬과 강한 대비가 피아노 한 대로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 리하르트 바그너 (Richard Wagner, 1813–1883)

“음악·연극·문학을 통합한 ‘악극’을 완성한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 (Richard Wagner, 1813–1883)


국가: 독일
활동: 오페라 작곡가, 지휘자
주요 장르: 오페라, 관현악

바그너는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태어나 문학과 연극에 강한 관심을 보이며 자랐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경제적 어려움과 정치적 망명을 겪었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무대를 꿈꾸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그는 직접 지휘하고 무대까지 관여하며, 자신이 구상한 오페라의 세계를 완성하려 했습니다.

그는 음악·연극·무대미술을 결합한 악극(Gesamtkunstwerk) 개념을 발전시켰고, 인물·사상·상황을 상징하는 짧은 선율인 레이트모티프(Leitmotiv) 기법을 정립했습니다. 특히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사용한 대담한 화성과 끊임없이 미완으로 흐르는 선율은 낭만 후기 음악의 출발점으로 평가됩니다. 또한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긴 서사의 『니벨룽의 반지』는 음악사의 전환점을 남긴 작품입니다.

🎵 Wagner – 『Tannhäuser: Overture』 (바그너 – 『탄호이저』 서곡)

(지휘: Alain Altinoglu / 연주: Frankfurt Radio Symphony / YouTube hr-Sinfonieorchester 채널 제공)
→ 조용한 순례자 선율이 서서히 고조되며, 바그너 특유의 장대한 음향과 긴장감 있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펼쳐집니다.

🎵 Wagner – 『Lohengrin: Bridal Chorus』 (바그너 – 『로엔그린』 중 혼례 합창)

(YouTube OZBILJNA GLAZBA 채널 제공)
→ 밝고 장중한 화성이 이어지며, 결혼식 입장곡으로 널리 알려진 안정감 있는 진행이 느껴집니다.



👤 주세페 베르디 (Giuseppe Verdi, 1813–1901)

“사람의 감정을 가장 진솔하게 노래한 오페라의 거장”

주세페 베르디 (Giuseppe Verdi, 1813–1901)


국가: 이탈리아
활동: 오페라 작곡가, 지휘자
주요 장르: 오페라, 성악곡, 관현악곡

베르디는 이탈리아 론콜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서 오르간을 연주하며 음악적 재능을 키웠습니다. 가난한 환경에서도 작곡 공부를 이어갔고, 지역 후원자의 도움으로 밀라노에서 본격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젊은 시절 가족의 연이은 죽음으로 큰 슬픔을 겪었지만, 오페라 『나부코』의 성공으로 다시 일어났습니다.

그의 음악은 화려함보다 사람의 감정과 이야기를 중심에 두었습니다. 아버지와 딸의 비극(『리골레토』), 사랑과 희생(『라 트라비아타』), 고대 이집트의 갈등(『아이다』) 등, 인물들의 감정 변화와 인간적인 갈등을 섬세하게 음악으로 표현했습니다. 또한 그는 이탈리아 민족주의의 흐름 속에서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상징적 존재가 되었습니다.

🎵 Verdi – 『Nabucco』 “Va, pensiero” (베르디 –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의 합창’)

(연주: 로마 오페라 하우스 합창단·오케스트라 / YouTube Opera di Roma 채널 제공)
→ 조국을 향한 그리움이 잔잔한 합창으로 퍼지며, 슬픔과 희망이 함께 감도는 선율이 인상적입니다.

🎵 Verdi – 『Rigoletto』 “La donna è mobile” (베르디 – 『리골레토』 중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아’)

(테너: Luciano Pavarotti / YouTube yvonnedesire 채널 제공)
→ 가벼운 왈츠 리듬과 밝은 선율이 어우러져, 오페라 장면의 생동감이 그대로 전달됩니다.

🎵 Verdi – 『Falstaff』 “Finale” (베르디 – 『팔스타프』 중 피날레)

(출연·연주 정보 동일 / YouTube Opera Colorado 채널 제공)
→ 유쾌한 에너지와 인생을 바라보는 여유가 담긴 장면으로, 베르디 말년의 따뜻한 유머가 돋보입니다.

 

 

👤 엑토르 베를리오즈 (Hector Berlioz, 1803–1869)

“상상과 감정을 오케스트라로 그려낸 프랑스 낭만주의의 혁신가”

엑토르 베를리오즈 (Hector Berlioz, 1803–1869)


국가: 프랑스
활동: 작곡가, 지휘자, 음악평론가
주요 장르: 관현악곡, 오라토리오, 오페라

베를리오즈는 의사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음악에 마음을 빼앗겨 스스로 작곡을 배웠고, 파리 음악원에서 본격적으로 수학하며 독창적인 길을 걸었습니다. 그는 독일 중심의 음악 흐름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채를 구축하며, 기존에 없던 새로운 관현악 개념을 발전시켰습니다.

그의 음악은 한 편의 소설처럼 오케스트라를 통해 장면의 분위기와 인물의 감정, 상상적 이미지까지 생생하게 그려내는 데 뛰어났습니다. 특히 『환상 교향곡』은 사랑의 열병, 환상, 악몽, 축제 등을 극적인 관현악 색채로 그려내며 낭만주의 프로그램 음악의 대표작이 되었습니다. 그는 대규모 편성과 독창적인 악기 배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관현악의 표현 범위를 크게 확장했고, 이러한 혁신은 이후 프랑스 음악뿐 아니라 유럽 전역의 오케스트라 사운드 형성에도 깊은 영향을 남겼습니다.

🎵 Berlioz – 『Symphonie fantastique, Op.14』 (베를리오즈 – 환상 교향곡)

(지휘: Myung-Whun Chung / 연주: Philharmonique de Radio France / YouTube France Musique concerts 채널 제공)
→ 사랑의 환상에서 절망과 광기까지 이어지는 다섯 악장이 연속적인 이야기처럼 전개되며, 악기 색채와 극적 대비의 힘을 가장 잘 느낄 수 있습니다.

 

 

 

👤 베드르지흐 스메타나 (Bedřich Smetana, 1824–1884)

“체코 민족의 정체성을 음악으로 세운 작곡가”

 

국가: 체코
활동: 작곡가, 지휘자, 피아니스트
주요 장르: 교향시, 오페라, 관현악곡, 실내악

스메타나는 체코 리토미슐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습니다. 독일과 스웨덴에서 활동하며 음악적 경험을 쌓았고, 고국의 문화가 억압받던 시기에도 “체코어로 된 음악”을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온 후에는 민족운동에 참여하며, 오페라·관현악 작품을 통해 체코 음악의 기반을 세웠습니다.

그는 말년에 청력을 잃는 고통을 겪었지만, 그 시기에도 창작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조국을 향한 마음을 더 깊이 담아, 『나의 조국』과 같은 대표작을 완성했습니다. 자연·역사·전설을 음악으로 그려낸 그의 작품들은 이후 드보르자크와 야나체크로 이어지는 체코 민족주의 음악의 흐름을 여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 Smetana – 『Má vlast: No.2. Vltava (River Moldau)』 (스메타나 – 『나의 조국』 중 ‘몰다우’)

(지휘: Daniel Barenboim / 연주: Wiener Philharmoniker / YouTube klasikasik 채널 제공)
→ 작은 샘물이 흘러 모여 강이 되는 모습, 숲·마을·축제를 지나며 넓어지는 흐름이 선율의 변화로 자연스럽게 그려집니다. 각 장면이 명확히 떠오를 만큼 묘사적이며, 스메타나가 고향 자연과 역사를 어떻게 음악에 담았는지 가장 잘 보여주는 곡입니다.

 

 

 

👤 요하네스 브람스 (Johannes Brahms, 1833–1897)

“고전적 형식 안에 깊은 감정을 담아낸 낭만주의의 균형 감각”


국가: 독일
활동: 작곡가, 지휘자, 피아니스트
주요 장르: 교향곡, 실내악, 피아노곡

브람스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공연을 통해 생계를 돕는 동안에도 작곡에 큰 관심을 두었고, 그 과정에서 로베르트 슈만 부부와의 만남이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슈만은 브람스의 재능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며 그를 중요한 젊은 음악가로 세상에 알렸습니다.

브람스는 화려한 감정 표현보다 선율과 구조의 균형을 중시했습니다. 베토벤 이후의 교향곡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따뜻한 낭만적 정서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만들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격정적이기보다 내면적이고 절제된 힘을 담고 있어, ‘낭만주의의 고전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평생 실내악·교향곡·성악곡 등 넓은 장르에서 활동하며, 형식미와 깊이 있는 감성을 동시에 이루어낸 작곡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 Brahms – 『Symphony No.3 in F major, Op.90』 III. Poco Allegretto (브람스 – 『교향곡 3번 F장조, 작품 90』 3악장)

(지휘: Alpesh Chauhan / 연주: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 YouTube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채널 제공)
→ 부드럽게 흐르는 현악기 선율 위로 고요한 슬픔과 따뜻한 회상이 번지는 음악입니다. 잔잔하지만 마음 깊숙이 남는 분위기가 브람스 특유의 ‘절제된 낭만’을 잘 보여줍니다.

🎵 Brahms – 『Hungarian Dance No.5 in G minor』 (브람스 – 『헝가리 무곡 5번 g단조』)

(지휘: Lorin Maazel / 연주: New York Philharmonic / YouTube Christine Kim 채널 제공)
→ 리듬감 넘치는 거친 에너지와 민속풍 선율이 어우러지며, 브람스 특유의 명확한 구조 안에서 생동감이 살아납니다.



맺음말

중기 낭만주의는 음악이 한 사람의 감정을 넘어 장면·이야기·세계관을 담아낼 수 있는 예술로 확장된 시기였습니다. 오케스트라는 더 큰 규모와 풍부한 음색을 갖추었고, 작곡가들은 각 악기의 소리를 정교하게 배치해 풍경, 인물, 감정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그려냈습니다.

리스트는 새로운 형식을 열어 젊은 세대의 감각을 자극했고, 바그너는 음악과 드라마의 경계를 다시 만들었습니다. 베를리오즈는 관현악의 색채를 통해 상상력의 세계를 펼쳤고, 스메타나는 고향의 정서를 음악으로 되살렸습니다. 브람스는 전통적 형식 안에서도 깊고 절제된 감정을 이어가며 낭만주의의 또 다른 방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시대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단순한 감상 이상으로 그 시대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 소리 속에 담긴 세계가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각 작품은 서로 다른 길을 걸었지만, 모두가 낭만주의라는 커다란 흐름 안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만들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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